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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이집사 펫 에세이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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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 117회 작성일 23-04-01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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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늙은 고양이의 이야기(만남 편)

제대 후 춘천에서 마임축제와 춘천연극제에서 일하던 시절 그녀을 만났다.
그녀는 주변이 환해지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나는 금새 그녀에게 빠졌다.
그녀 주변에는 항상 관심을 끌려는 남자들이 많았고, 나는 그저 주변을 맴돌기만 했다.

연극제가 끝날 무렵이었다. 당시 야외에 무대가 있었기에 공연이 끝난 후 스텝 들 모두 해체 작업을 도우러 갔다.

물론 나와 그녀도 함께.
무대 해체가 후 뒷풀이 마저 끝나면 그녀를 볼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진다는 생각에 우울해 질 때 쯤, 그 소리가 들렸다. “미야옹”

가설 무대 구조물 아래에서 들린 소리.
분명 고양이였다. 무대 아래 가장 끝에서 들리는 고양이 소리에 모두 해체를 멈췄다. “어떻게 해. 고양인 가봐” 익숙한(감미루운) 목소리.
그녀가 말하는 순간 내 몸은 이미 반응해 무대 아래로 움직였다.

구석에 온몸을 잔뜩 웅크린 채, 비에 젖은 짧은 털을 한 것 곤두세우고 있는 작은 고양이.
한참을 아무리 손을 뻗어 불러봐도 오지 않던 고양이가 “요요 요요” 하는 소리에 아주 조금씩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아기 고양이는 나중에 요요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됐다.

요요를 보는 그리고 요요를 안고 있는 나를 보는 그녀의 눈빛에서 이 아이를 내가 키워야(만)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고양이를 해 그녀와 친해졌고 우리는 8개월 가량을 뜨겁게 연애했다. 그리고 그녀는 떠났다. 그리고 요요는 아직 내 곁에 있다. 2005년부터 지금까지 18년 동안.

요요 덕분에 그녀와 사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녀 덕분에 요요와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그녀에게 감사하고 있다. 그녀는 지금 남편과 그리고 늙은 고양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인연은 그렇게 먼저 내미는 손길에 다가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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